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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덥거나 시원한 음료가 당길 때 우리는 냉동실에서 얼음을 꺼내 먹습니다. 영하 18도 이하의 꽁꽁 얼어붙은 냉동실 환경에서는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절대 살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아주 위험한 오해입니다.
실제로 보건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가정집 냉동실 안에서 얼린 얼음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박테리아와 식중독균이 검출되는 경우가 대단히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어째서 얼음 속에서 세균이 살아남는지 그 과학적 이유와, 안전하게 얼음을 얼려 먹는 올바른 위생 관리법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얼려버리면 세균이 다 얼어 죽는 것 아닌가요?”라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하의 온도는 세균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단지 세포의 활동을 일시적으로 정지시키는 ‘냉동 수면’ 상태로 만들 뿐입니다.
특히 식중독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균인 리스테리아균(Listeria)과 바이러스성 장염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Norovirus)는 영하 20도의 혹독한 환경에서도 사멸하지 않고 장기간 생존할 수 있는 강력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얼음이 음료에 들어가 녹는 순간, 잠들어 있던 세균들이 다시 깨어나 활발하게 증식하며 우리의 장 건강을 위협하게 됩니다.
가장 흔하게 저지르는 실수가 바로 얼음을 다 뺀 뒤, 얼음틀을 물로 씻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다시 물을 채워 얼리는 행동입니다.
얼음틀 표면에는 미세한 물때와 함께, 얼음을 꺼낼 때 손에서 묻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이 상태로 새 물을 부으면 세균을 고스란히 가둔 채로 얼음을 얼리게 되는 꼴입니다.
냉동실 문을 열고 닫을 때 내부 공기가 순환하면서 다른 식재료의 세균이 얼음으로 이동하는 ‘교차 오염’이 발생합니다. 특히 밀봉되지 않은 냉동 고기, 생선, 혹은 오래된 식재료 표면에 살던 세균이 뚜껑이 없는 얼음틀 속 물 위로 떨어져 정착하는 경우가 대단히 많습니다.
가족의 배탈과 식중독을 예방하고, 언제나 투명하고 신선한 얼음을 얼리기 위한 핵심 관리법입니다.
얼음을 한 판 다 비웠다면 귀찮더라도 반드시 주방세제로 얼음틀을 한 번 깨끗이 닦아주어야 합니다. 특히 플라스틱이나 실리콘 얼음틀의 미세한 스크래치 사이에 세균이 번식하기 쉬우므로 부드러운 수세미로 세척한 뒤, 물기를 완벽하게 건조한 다음 새로운 물을 부어주세요.
위에서 언급한 교차 오염을 막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냉동실 안의 음식물 냄새가 얼음에 배는 것을 막아주고 사방에서 날아오는 미세한 세균 포자를 완벽하게 차단해 줍니다. 만약 뚜껑이 없는 얼음틀이라면 위를 위생 비닐이나 랩으로라도 반드시 덮어서 얼려야 합니다.
얼음도 엄연히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냉동실에 몇 달 동안 방치된 얼음은 내부 수분이 승화하면서 크기가 줄어들고 주변 음식물의 불쾌한 냄새를 흡수한 상태입니다. 얼린 지 3주에서 한 달이 지난 얼음은 위생상 먹지 말고 과감하게 버린 뒤, 새로 얼려 드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얼린 것은 상하지 않는다”는 맹신은 여름철뿐만 아니라 사계절 내내 장염과 식중독을 부르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매일 마시는 시원한 음료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오늘 냉동실을 열어 오래된 얼음은 시원하게 비워내 보세요. 그리고 얼음틀을 깨끗하게 소독하는 작은 습관을 통해, 눈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 걱정 없이 안심하고 상쾌한 홈카페를 즐겨보시기 바랍니다.